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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밀라노가구박람회 ‘젊은 디자이너賞’ 오세환 계원예술대 교수
22-1-0921232049.jpg ‘3초 경제학, 디자인의 위력에서 발휘된다….’

소비자가 제품을 고를 때 ‘동물적 감각’으로 3초 만에 선택할 수 있는 순간 판단의 기준은 ‘디자인’에 있다. 디자인 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다.

세계 최대 가구박람회인 밀라노 박람회에서 최근 ‘젊은 디자이너상(Young&Design)’을 수상한 계원조형예술대 가구디자인학과 오세환 교수(35).

그는 기업의 힘은 디자인에 있고 디자인은 마케팅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디자인 경영’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신세대 교수다.

오세환 교수는 전 세계 젊은 가구 디자이너들의 잔치인 ‘밀라노 가구 박람회 신인 작가관(Salone Satellite)’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실력있는 가구 디자이너다.

40세 미만의 디자이너 중 일생에 세번만 참가할 수 있는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그는 한국의 이름을 떨칠 수 있었다. 올해 참가자중 한국인은 오 교수를 포함해 3명뿐이다.

젊은 디자이너상은 이탈리아 전문잡지 ‘리마’가 주관하는 공모전으로 오 교수는 99년작 책장 디자인 ‘플러그드 퍼니처(plugged furniture)’를 출품해 혁신적 기술을 이용한 디자인에 돌아가는 기술부문(LECTRA ITALIA) 수상자로 선정됐다. 오 교수는 “접합 부분을 파이프 형태로 만들어 책장의 세로축에 꽂는 형태의 디자인에서 이름을 ‘플러그드’로 지었다”면서 “가래떡 뽑듯 패널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압출방식’을 이용해 금형 제작비를 수백만원대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이너가 생산 과정을 고려하기란 쉽지 않은데 오 교수는 “산업 디자인은 전략”이라며 “같은 디자인이면 좀더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기를 원하는 기업 생리도 알아야 한다”고 디자인 철학을 밝혔다.

플러그드 퍼니처는 이탈리아 사미에서 생산 제안이 들어온 상태고 미국 사무가구사 허먼밀러도 전자메일을 통해 관심을 표명했다.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 출신인 오세환 교수는 올해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한 차세대 디자이너에 선정되면서 겹경사를 맞았다. 오 교수는 “기업 소속 디자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띄엄띄엄 들어온다”며 “아직 자만할 단계는 아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 가구 디자이너 비코 마제스트레티를 존경한다는 오 교수는 “주방용품, 컵 등 로테크(low-tech)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며 “이 분야가 강해야 진짜 디자인 강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마제스트레티처럼 사망하기 직전까지 작품 활동을 하는 디자이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angjae@fnnews.com 양재혁기자